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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여학생 승선실습 비율 높여라"
인권위 "여학생 승선실습 비율 높여라"
  • 선원정책팀
  • 승인 2022.06.1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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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이하 ‘인권위’)는 2022년 5월 31일 모 대학교 총장(이하 ‘피진정인’)과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권고하였다.

피진정인에게 승선실습생 선발 시 성별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모 대학교(이하 ‘피진정대학’)의 여학생 현장실습 비율을 남학생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 △국내 선원이 근무하는 선박의 시설현황을 점검하여 여성 선원의 승선을 위한 실질적 개선 조치를 취할 것, △해기사면허 소지 선원에 대한 성별 통계를 구축할 것을 권고하였다.

진정인은 국립대학교인 피진정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다. 피진정대학은 3학년 과정에 해기사 승선실습을 필수 이수하게 되어 있는데, 여학생은 남학생에 비해 민간 해운회사에 위탁하여 실시하는 현장실습 선발 비율이 현저히 낮다. 진정인들은 현장실습이 졸업 후 취업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 현장실습 기회가 적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취업 등에서 불리한데, 피진정대학이 이러한 관행을 방치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피진정인은 해운 분야가 장기간 고립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특성상 남성 위주로 운영되어 온 까닭에 선박 내에 여성 해기사가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미비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해운회사만 소규모로 여학생을 실습생으로 선발하는 등 여학생의 해상근무 진출에 제약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해운회사들이 인재 양성을 위한 투자 개념으로 현장실습의 제반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터라, 피진정대학이 사기업을 대상으로 여학생의 현장실습 배정 비율을 높이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현재 취업 선원 총 3만3565명 가운데 해상 분야에서 근무하는 여성이 50~60명에 불과할 정도로 해운 분야가 여성의 진입이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있는 것은 대학교 입학단계에서 여학생 정원을 15%로 제한하고, 해운회사들도 현장실습 및 채용 시 여성을 선호하지 않는 등의 관행이 지속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최근 5년간 피진정대학의 승선실습 현황을 보면 남학생은 80% 이상 현장실습을 하는 반면, 여학생은 39%가 현장실습을 하였다. 피진정대학은 여학생이 현장실습생으로 선발되는 비율이 낮은 것은 선박 내 여성을 위한 시설이 미비하고, 여성은 취업 후 1년 이내에 퇴직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해운회사 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그러나 해운회사 측이 주장하는 여성의 조기 퇴직률 등은 실제 검증된 바가 없으며, 해운회사 측도 인재를 채용하기 위하여 일정 정도 피진정대학의 승선실습 제도를 이용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피진정대학이 해운회사 측의 이해를 전적으로 수용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또한 해운 분야의 노동시장에 남학생을 선호하는 실습 및 채용 관행이 있다면, 이는 오히려 적극 시정해야 할 문제이지 취업의 전 단계인 실습생 선발 등 교육․훈련의 기회에서 여학생을 달리 대우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보았다. 더불어 이러한 관행은 여성이 해운 분야 노동시장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되는 구조를 공고히 한다는 점에서, 여학생의 현장실습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피진정대학의 관리·감독 기관인 해양수산부도 해운 분야의 성평등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국내 선박의 내부시설 현황을 점검하고, 해기면허 소지 선원에 대한 성별 통계를 구축하는 등 실질적 개선방안 및 정책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인권위는 피진정인과 해양수산부장관에게, 피진정대학의 승선실습생 선발 시 성별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하여 관련 개선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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