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2-06-24 11:05 (금)
조선사, 러 제재 후폭풍 현실화…대우조선, 쇄빙 LNG선 2척도 해지 수순
조선사, 러 제재 후폭풍 현실화…대우조선, 쇄빙 LNG선 2척도 해지 수순
  • 조선산업팀
  • 승인 2022.05.24 0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우조선해양 제공) 2019.3.28


대우조선해양이 러시아 선주사로부터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3척 중 1척의 건조 대금을 받지 못하자 계약해지에 나서면서 러시아 금융 제재 여파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내년에 인도할 예정인 나머지 LNG 선박 2척도 1차 중도금 납입기한이 임박한 상황이라 2척 역시 계약해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약해지된 선박들은 대우조선의 '악성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크고, 만약 러시아 선주사가 계약금 반환 소송까지 건다면 계약금조차 챙기지 못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8일 2020년 10월 러시아 선주(노바테크 추정)로부터 수주한 쇄빙 LNG 운반선 3척(계약금액 1조137억원) 중 1척을 계약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이 선박은 오는 2023년 4월에 인도될 예정이었지만 건조 대금(중도금)이 기한 내 납입되지 않아 계약이 해지됐다.

계약이 파기된 선박 대금 규모는 약 3300억원 수준이고 건조 진행률(3월말 기준)은 46%, 미청구 금액(공사를 진행했지만 결제청구를 하지 못한 금액)은 920억원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당하면서 러시아 선주가 국내 조선사에 대금을 납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해당 러시아 선사는 대우조선에 내야할 3차례 중도금 가운데 1회차 중도금도 납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건조대금은 통상 최초 계약금으로 20%, 중도금으로 10%씩 3차례, 나머지 잔금 50%는 완성된 선박을 인도받은 뒤 선사가 조선사에 지불하는 '헤비테일' 방식이 많다.

러시아 금융제재가 당장 풀릴 가능성이 낮은 탓에 인도 예정 시기가 비슷한 나머지 2척도 계약해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2척에 대한 1차 중도금 납입 기한도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해지된 선박들은 조선사 손실로 당장 반영되진 않지만 당분간 조선사 소유가 된다. 완성 선박이 아니기 때문에 회계상으론 조선사의 재고자산(재공품)으로 남는다.

대우조선해양은 해당 선박 건조를 계속 진행하며 인수의향이 있는 제3의 선주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수 기능을 갖춘 쇄빙 LNG선, LNG 환적설비(FSU) 가격은 일반 LNG 운반선에 비해 비싼 편이다. '제3의 선주'를 찾아 매각하기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계약해지된 선박은 '악성재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는 조선사가 계약해지 통보를 하더라도 러시아 선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 땐 계약금조차 온전히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관련 선박들이 초기 설계 단계가 이미 지났고 건조가 진행된 상황이라 공사를 중단하기도 쉽지 않다"며 "추후 손실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등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을 포함해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금액은 약 80억 달러(약 10조 18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이 50억 달러로 가장 많고 대우조선해양(25억 달러), 한국조선해양(5억5000만 달러)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가 길어져 계약해지 사태가 이어지면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유가 폭락 당시 선주사들의 드릴십(석유시추선) 인도 거부 '악몽'까지 떠오른다"며 "재고로 남을 때 유지비까지 드는 점을 고려하면 속히 리스크가 해소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