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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北 목적지로 출항한 선박, 韓 해수부가 허가"
VOA "北 목적지로 출항한 선박, 韓 해수부가 허가"
  • 해운산업팀
  • 승인 2022.04.1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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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사실과 다르다. 목적지를 中으로 신고했다" 해명

한국에서 매각된 유조선이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이 선박이 한국을 출항하면서 북한울 목적지로 선택했음에도 한국의 해양수산부가 이를 허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2일 "한 때 한국 깃발을 달았던 유조선이 매각된 후 한국 항구를 떠나면서 '북한'을 다음 목적지로 신고했고 출항 허가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 유조선은 불과 3개월 후에 북한에 유류를 나르는 등 대북제재 위반 핵심 선박으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명은 '뉴콘크(New Konk)'호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지난 3년간 가장 많이 주목한 유조선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선박이 3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선적이었으며,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나던 시점 ‘북한’으로 향한다고 보고까지 한 사실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VOA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등록 시스템과 아태지역 항만국 통제위원회(도쿄 MOU) 등의 자료을 인용해서, 뉴콘크호가 1996년 '우근'호로 한국에 등록된 4702톤급 유조선이었고, 2010년에 '우봉'호로 운항했다고 전했다.

이 선박은 2019년 2월과 3월쯤에 부산항에 기항하던 시점에 뉴콘크호로 선명을 바꿨고 선적도 시에라리온으로 변경하면서 3월 22일 부산항을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VOA는 뉴콘크호의 새 주인이 등록정보를 변경한 뒤 한국을 떠나는 과정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당시 출항시에 다음 목적지인 차항지에 '북한'으로 기재한 것이 보도의 요지이다. VOA는 한국의 해양수산부가 이를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해수부의 선박 입출항 자료를 인용해서 뉴콘호가 2019년 2월 4일 부산항에 입항하면서 차항지를 북한의 영문 코드인 ‘KP’로 적고, 차항지 항구명에 ‘북한 기타항’으로 기재해 제출했다는 것이다.

보통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받던 선박들은 차항지를 싱가포르 등 대북제재와 관련이 없는 나라로 허위로 기재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북한을 다음 목적지로 보고한 사실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VOA는 전했다.

VOA는 한국 정부가 어떤 이유에서 북한으로 향하겠다고 신고한 유조선을 막지 않았느냐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의 허가로 출항하면서 본격적인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이다. VOA는 "이 선박에 대해 추가 조사가 이뤄졌다면 잇따른 위반 행위도 미리 차단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VOA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일(미국 시각) 한국의 해수부에 출항을 막지 않은 이유와 한국을 떠날 때 선적했던 물품의 양과 종류에 대해 문의했지만 11일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 외교부에도 같은 내용을 질의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한국 정부가 차항지를 북한으로 기재한 사실을 알았다면 왜 추가 조사를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모르고 지나갔다면 이 역시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해수부는 이에 대해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을 차항지로 기재한 선박의 출항을 허가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해수부는 "차항지를 중국 NINGDE항으로 신고해 출항을 허가했다"면서, "입항시에는 차항지를 북한으로 기재하였으나, 입항 후 차항지를 변경하는 경우가 많아 해수부는 입항시 차항지 정보는 별도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해수부는 "해당 선박은 2020년 4월 대북제재 위반 입항금지 대상선박으로 지정되었으며, 2019년 3월 이후에 해당 선박이 국내 항만에 입항한 일은 없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앞으로 차항지 정보를 북한으로 입항 신고를 하는 경우에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한편, 우리나라 선박이 해외에 매각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사항에 연루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V0A는 "2019년 한국 회사로부터 뉴콘크호를 사들인 주체는 홍콩에 근거지를 둔 회사로 알려졌다. 뉴콘크호가 여러 제재 위반 행위에 가담한 사실로 미뤄볼 때 현재 실제 주인은 북한의 위장회사 혹은 북한에 조력하는 중국 회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뉴콘크호(왼쪽)가 공해상에서 비파인호에 유류를 건네는 장면이라고 보도한 VOA 게재 사진(출처 V0A)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공개한 뉴콘크호(왼쪽)가 공해상에서 비파인호에 유류를 건네는 장면이라고 보도한 VOA 게재 사진(출처 V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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