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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양항 활성화는 신흥시장 직항물류망 개설로"
기고/ "광양항 활성화는 신흥시장 직항물류망 개설로"
  • 해사신문
  • 승인 2021.11.0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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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재 국립목포해양대학교 대학원장(경영학박사)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글로벌 물류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 및 남미 주요 항만에선 물류 적체현상이 지속되어 컨테이너, 운송, 항만, 트럭, 철도, 항공, 창고 등 공급망의 모든 지점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공급망 대란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생산을 위축시키고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글로벌 물류환경에서 광양항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광양항은 아시아와 북미, 유럽을 연결하는 간선 항로상에 위치하고 수도권으로 통하는 잘 정비된 배후도로 등 물류인프라와, 북중국 항만과의 중계성이 뛰어난 지정학적 조건을 갖춰 동북아 물류비즈니스의 거점항만으로 손색이 없으나, 인근의 부산항으로 집중되고 있는 물류망에 가려 장기간 성장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으므로, 물동량 유치와 경영효율성 측면에서 차별적 정책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간 많은 항만·물류 전문가들이 광양항의 활성화를 위해 현황을 진단하고 연구결과물과 정책적 제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정부와 지자체 역시 지속적인 지원을 병행하여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미흡한 듯 보인다.
 
항만의 활성화는 물동량 창출에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지난 10년간 광양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평균 230만3000TEU에 머물고 있으며 항만의 처리능력 384만TEU에 비해 약 60%의 운영 효율성에 그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전체 컨화물 처리량 2683만5000TEU에 비해 8.6%, 인근 부산항의 처리 물동량 2015만6000TEU에 비해서도 11.4%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심각한 규모의 불경제가 존재하고 있으며 하역장비 등 다종의 시설유휴화와 진폐화로 막대한 고정비가 체화되고 있어 국가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음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항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부산 등 인근의 거대 항만과는 현저한 차별적 정책이 전략적으로 집행되어야만 한다.

그동안 광양항은 항비면세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항만 세일즈에 집중하여 왔으나 글로벌 물류기업유치에 커다란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결국 선주와 화주의 편익이 현저하게 제고될 수 있는 방안이 수립되어야 하고 그러한 방안이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물류의 요체는 신속하고 안전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공간적 이동을 수행하여 이용자의 편익을 극대화 시켜 주는 데 있으나, 광양항은 지리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타 항만에 비해 절대적 열위에 있다. 대부분의 물동량이 부산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광양항을 중심으로 거점 신흥시장을 선정하고 직항물류망을 개설하여 이용자의 물류편익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정책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중남미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남미는 우리나라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과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 무역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주요 품목은 농수산물, 기계류 등 공산품, 광물 및 원자재를 비롯하여 매우 다변화 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2020년 기준 지난 3년간 평균 한-중미 컨테이너 물동량은 97만6471TEU, 한-남미는 101만7382TEU에 달하며, 일반화물의 경우도 중남미 수출물동량이 총 5815만3146R/T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른 국제물류수단은 주로 항공 및 컨테이너 라이너에 의존하고 있으나 대부분 미국 서안의 여러 기항지를 경유하고 있으므로, 소요시간이 많이 걸리고 환적 등 다소 복잡한 수송루트를 거쳐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어, 화주들의 물류비절감에 주요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예컨대 칠레나 에콰도르 등 남미에서 한국으로 컨테이너 화물이 운송될 경우 약 30-35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고 있으나, 중간 기항지가 없는 직항 물류망을 개설할 경우 시속 25노트 정도의 선박일 경우 15일 정도로 수송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수 있어 물류 이용자의 편익이 크게 제고될 수 있다.
광양항은 항만배후부지의 가용면적이 풍부하고 농수산물 유통기지화 전략으로 장기성장 전략을 모색해 왔으며, 인근에 포스코 및 여수화학기지 등 대규모 공업화의 산업단지가 잘 갖추어져 있어, 각종 산업원자재 등의 유통 중심지로서 역할이 중시되는 곳이다. 아울러 중남미는 원자재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안데스산맥을 중심으로 역내 국가 간 각종 경제협력체를 만들어 아마존강을 가로지르는 내륙 수운 물류망 등 점, 선 면의 물류인프라구축 등을 통해 물류시장을 밝게 하고 있는 곳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동량 성장전망이 매우 밝은 곳이다.

중남미는 중미, 카리브 및 남미지역의 총칭으로 총면적은 2055만㎢로서 한반도의 93.5배, 전 세계 면적의 15%를 차지하고 33개 독립국-중미 8개국, 카리브 13개국, 남미 12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구 6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9%를 점하고 GDP도 약 6천억 불에 달하고 있는 거대 시장이다.

직항로개설과 관련하여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항로진흥정책 즉, 일정의 자격요건을 갖춘 선박에 운항보조금 또는 정액보조금을 지급하여 항로의 활성화를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과거 일본의 경우도 특정 정기항로에 대하여 강력한 항로지원 보조정책을 실시하여 일찍부터 NYK, MOL과 같은 글로벌 정기선사를 탄생시키고, 대외경쟁력을 확보하여 자국의 해운업을 육성하였다. 해운보호주의 관점에서 외부의 압력이 있을 수 있겠으나 오늘날 심화된 개방화와 신자유주의의 기조에서 외국에서도 자국의 해운산업에 직·간접적인 지원책이 적용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국익우선의 정책적 방안이 도입되어야만 하는 현실을 간과할 수 없다. 

상기와 같이 직항로가 개설될 경우 광양항은 다양한 편익을 거둘 수 있디. 즉, 극동아시아 최초의 중남미 직항물류 거점항만으로서 상징적인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부산 등 인근 항만과의 차별화 전략을 달성하고 극동아시아 중남미간 물류허브화의 전진기지를 선점하며, 교역량 증가로 항만과 지역의 지속적인 경제적 성장동인 확보 및 배후부지 등 유휴시설 가동률 제고와 더불어, 북중국 및 아시아 인근 환적 물동량 유치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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