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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 KMI도 "공정위, 파급영향 고려해라" 쐐기
국책연구기관 KMI도 "공정위, 파급영향 고려해라" 쐐기
  • 해운산업팀
  • 승인 2021.09.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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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제안서 통해 공정위의 방향성 전환 필요성 제기
사실상 해운업계 주장에 힘실어…전체회의 영향 주목
해수부의 역할 부재도 질타…"제도 기반 만들어라" 조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경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경

 

해양수산분야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 직무대행 김종덕)이 정책제안서를 통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기업을 상대로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정책적인 제언을 발표했다.

KMI는 14일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정기선사 공동행위에 대한 이해 및 정책 제안'(저자 고병욱 KMI 해운·물류연구본부 해운정책실장)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에서는 선사 간 경쟁제한을 수반하는 공동행위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공정위는 해운기업들이 해운법에 규정한 공동행위에 대해 이를 준수하지 않아서 공정거래법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KMI가 공동행위를 인정한다고해서 공정위의 입장에 반론을 제기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KMI는 전반적으로 그동안 해운업계에서 제시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책연구기관인 KMI에서 공정위의 제재에 대해 우려와 문제를 제기하면서, 공정위의 전체회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KMI는 이 보고서의 '정책 제언'이라는 표현을 빌어 "동남아시아 항로의 가격 담합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우리나라 화주와 선사에게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정위는 매우 신중한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사실상 공정위의 제재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공정위가 과장금 등의 제재를 취한다면 글로벌 얼라인언스 참여 선사의 한국기항 축소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KMI의 설명이다. 최근 글로벌 선사들이 부산항을 패싱하는 등 문제가 불거지고 잇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KMI의 이같은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공정위가 제재를 가하는 원인에 대해 꼬집었다. 공정위가 제재를 취하는 이유가 화주의 운임인하와 서비스 안정성 등을 위해서인데도 불구하고, 공정위의 제재로 글로벌 선사들의 한국 서비스 축소로 인해 국내 수출입 화주가 오히려 선복 부족으로 운송 차질과 운임 인상이라는 피해를 입게 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과도한 정부(공정위) 개입으로 기업활동의 위축을 우려하는 일반적인 시각과도 같은 맥락"이라면서, "경쟁법은 역외적용이 되기 때문에 공정위의 제재는 다른 국가들의 연쇄적 제재를 불러올 수 있고, 우리 선사에 대한 보복적 제재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기존 해운업계에서 주장해온 국제사회에서의 경쟁력 저하를 국책연구기관이 재확인해준 셈이다.

보고서는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가 해운시장에 미칠 파급영향에 대한 깊이 있는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고, 공정위의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나머지 '정책 제언'을 통하여 우리나라 해운시장도 미국, EU 등과 같은 해운선진국의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이같은 제재 방침이 해운선진국과 비교하면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KMI는 "해운산업의 경쟁청책이 산업정책과의 조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정위의 이번 제재 방침이 화주와 선사가 윈윈하기 보다는 자칫 공멸의 위기로 갈 수도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MI는 "제한 없는 자유경쟁의 추구는 2016년 한진해운 사태와 같은 국적선사의 퇴출로 이어질 우려가 크고, 이는 수출입 화주에게 운임 인상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KMI는 이어 "운임 공동결정을 통한 경쟁제한 공동행위를 금기시하기보다는 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한 민간의 자율적 규제 방안으로 평가하고 용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화주인 무역협회와 전방산업인 조선협회도 공정위의 이번 방침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해관계자인 플레이어들이 모두 공정위의 방침이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법적인 잣대로 공권력을 남용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KMI는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 선복 조절, 장기운송계약 확대 등이 있지만, 운임 공동결정이 갖는 장점도 분명히 있다. 운임 공동결정을 통해 서비스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수출입 물류의 안정성 확보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MI는 제도개선에 대한 대안도 제시했다. 선사와 화주 등 이해당사자들이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해운시장 감독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KMI는 "해운시장의 감독 책임을 단일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정위가 이번 사례와 같이 공정거래법를 과도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공정위는 현재 이법 제58조의 적용면제조항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사 운임담합 조사와 같이 경쟁제한 행위에 대해 신고 또는 직권인지 조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에 맞서 해운법 제29조를 통해 정기선사의 공동행위는 공정거래법 적용면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KMI는 "법적으로 다툼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같은 감독 책임의 모호성을 없애기 위해,
해운법 제29조의 개정을 통해 해운시장의 감독 책임을 해양수산부가 맡도록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재 여당에서 내놓은 해운법 일부개정안에 대해 사실상 맥을 같이 한 것으로 풀이된다.

KMI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역할에도 의견을 제사했다. 해수부가 해운시장 감독을 위해 법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번 사례에서 공정위의 강력한 목소리에 해수부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으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보고서는 공정위가 해수부가 감독 책임을 맡게 될 경우, 현재의 법제도적 상황에서는 수출입 화주들이 선사들의 운임 공동결정 등의 공동행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해운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사실상 수출입 화주들이 그동안 갑의 위치에서 선사를 컨트롤해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KMI는 해수부가 선사 간 공동행위에 대한 심사를 체계화하고, 공동행위를 조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해수부가 부당하게 결항, 선복 축소, 계약 불이행 등으로 화주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에 대해서도 조사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를 집필한 KMI 고병욱 해운정책연구실장은 “해운은 인프라 산업으로서 공동행위를 통해 안정적 해운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바, 공정위와 선사 간 갈등이 해운의 특수성에 맞는 해운시장 감독절차를 마련하는 계기로 승화되고 이를 통해 막힘없는 수출입 물류와 해운산업이 함께 비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MI는 이번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공정위가 동남아 취항 국내외 선사에게 과징금 부과를 포함한 제재 의사를 밝히면서 해운기업은 이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번 보고서 발표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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